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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황

김지엽 사장 세계일보 인터뷰 기사
작성일 : 2005-03-17 조회수 : 17,466
【공기업 CEO】김지엽 대한석탄공사 사장

"해외 유연탄 개발사업 적극 나설 것"

◇김지엽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경영개선 작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국내 최고의 재무구조를 지닌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원영 기자



“20세기 비약적 경제성장의 기반에는 석탄산업이 있었지요. 올해는 새로운 대한석탄공사를 창조하는 원년이 될 겁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대한석탄공사에서 만난 김지엽(66) 사장은 수수한 작업복 차림이었다. 사진 촬영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에 못이겨 정장으로 갈아입긴 했지만, 그의 말끝 하나하나에는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권위보다는 석탄공사 미래에 대한 걱정이 묻어났다.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과 맞물려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국민소득이 늘면서 석탄수요가 급감해 석탄산업은 급격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당시 347개의 탄광에서 연간 2500만t의 석탄을 생산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8개 탄광(민영광산 포함)에 채탄량 320만t으로 줄었지요. 6만2000명에 달했던 인력도 6600여명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석탄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부동했다.

석탄이 수요 감소로 역할이 줄어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있지만, 97%에 이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감안할 때 국내 유일의 부존자원인 석탄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남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와 석공인들 앞에 놓인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아 보였다.

김 사장은 “석탄공사 경영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은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퇴직금 지출로 금융차입금이 8000억원에 달하고 연간 금융비용만 5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이 모든 것을 석공이 짊어지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석탄은 대표적인 서민용품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원리를 적용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고요.”

원가보다 싸게 공급해야 하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결손은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재정난 해소를 위해 현재 정부가 비축한 석탄 600만t을 석공에 넘겨 달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또 고유가로 민수용 석탄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감산 위주 합리화정책도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그가 정부 지원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취임 직후 대대적인 경영개선 작업에 착수해 2003년 1182억원이던 결손 규모를 1년 만에 절반 수준인 615억원으로 줄였다. 직원들 사이에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확산되면서 침체됐던 회사 분위기도 살아났다.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기폭제가 된 것이 더 큰 자산”이라는 김 사장. 그는 오히려 “노조가 저의 경영 방침에 적극 협조해주는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이런 내부 역량을 결집해 해외 유연탄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 발전·제철용 등으로 쓰는 유연탄 소비는 99년 5400만t에서 2003년 7000만t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91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유연탄은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전량 수입하는 실정이지요.”

김 사장은 지난해 해외개발추진단을 꾸려 물류비용·규모·실효성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벌였다며 “올해 중 해외 탄광 1곳을 매입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되면 석공의 경영개선에 도움이 됨은 물론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유연탄 공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부존자원이 풍부한 북한과의 경협은 물론 민간 차원의 대북지원도 역점사업 중 하나다.

김 사장은 “북한은 에너지를 대부분 석탄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근 생산량이 줄면서 수천만평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등을 지원해 북한의 석탄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장래 통일비용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남북협력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현재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별도로 국내 불우이웃과 북한 주민 연탄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대북 지원은 공기업인 석공이 직접 나서기보다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사단법인 ‘연탄나눔운동본부’를 후원하고 있다.

“연탄나눔 운동은 후원자가 이미 1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10월부터 북한 고성지역에 55만장, 국내 불우이웃에 52만장을 지원했습니다.”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열린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1주일에 2번 이상 관련 직원이 사장실 등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거기서 공통분모를 찾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장기적으로는 2010년부터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2007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석탄공사가 국내 최고의 재무구조를 가진 공기업으로 탈바꿈할 날이 머지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김지엽 사장은

30여년의 세월을 석탄과 동고동락해온 전형적인 ‘석탄인’이다. 부산상고와 연대 상학과를 졸업한 1964년 5월 석탄공사에 입사한 그는 경리부장과 기획관리부장, 기획본부장(현 기획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95년 3월 퇴임할 때까지 33년간 석탄공사에 몸을 담았다.

공기업의 공적 기능이 중시되면서 지난해 1월 공모제로 석탄공사 사장에 취임한 그는 올해 1월3일 석탄공사 시무식을 석공 55년 사상 처음으로 채탄 현장인 태백시 장성광업소에서 가질 정도로 석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지난해 9월에는 노사 공동으로 ‘경영혁신 선포식’을 갖고 재도약의 결의를 다졌다. 본격적인 경영개선 작업에 나선 지난해 결손액을 전년보다 567억원이나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석탄공사 입사(64.5) ▲석공 구매과장, 기획관리부장, 기획관리실장, 임무소장, 기획본부장(82.7∼95.3)


■석탄공은 어떤곳

대한석탄공사는 한국전이 발발한 1950년 11월1일 ‘국가에너지 자급자족’이란 명제를 안고 출범, 올해로 55년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석탄전문 공기업이자 최초의 정부기업이다.

그해 연간 채탄량 100만t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1억7000만t의 석탄을 공급해 20세기 후반기 국가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뒷받침했다. 무엇보다 창립 초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전후복구에 성공, 60년대에 국민연료를 신탄(장작)에서 연탄으로 전환함으로써 전쟁과 남벌로 황폐된 산림을 울창하게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특히 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으로 국가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석탄 생산의 극대화 정책을 통해 고도성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89년 정부의 석탄합리화 정책과 그에 따른 석탄(무연탄) 수요 감소로 그 역할이 줄었지만, 뚜렷한 대체에너지가 없는 상황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공기업으로 꼽힌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2005.03.16 (수)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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